크립토퀀트는 지난주 기고에서 향후 단기적으로 하락과 횡보가 지속할 수 있고, 장기 보유 관점에서 저점 매수 구간을 찾아야 한다고 썼다. 기고 작성 당시 개당 3만5000달러 부근을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2만800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가 현재는 3만2000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가격 하락을 예상했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많은 분석가들이 급격한 상승 피로감으로 인한 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최근 이런 분위기를 잘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코인베이스 거래소의 비트코인 대량 출금 여부와 코인베이스 거래소의 비트코인 가격 프리미엄이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하락 하루 전인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두 가지의 지표를 거론하며 하락 가능성이 있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앞서 기고들에서 설명했듯, 코인베이스 거래소에서 1만달러 이상의 대량 출금이 한 번에 일어나면 그것은 고래투자자 또는 기관투자자의 장외거래(OTC) 물량으로 간주할 수 있다. 비트코인 온체인 데이터상 지난 2일 발생한 3만6000개의 비트코인 출금 이후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던 1월 초까지 있었던 대규모 장외거래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크립토퀀트의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는 코인베이스 프로와 바이낸스 거래소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스테이블 코인(USDT)가 아닌 실제 현물(USD) 유입을 파악할 수 있다. 크립토퀀트는 이번 상승장을 주도했던 기관급 투자자들이 주로 코인베이스에서 USD 현물을 통해 비트코인을 다량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가격과 테더(USDT) 기반의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 비트코인 가격을 비교해, 실시간 프리미엄을 계측하는 지수를 만들었다.
실제 과거 데이터와 대입해보면 비트코인 가격이 2만, 3만, 4만달러 선을 각각 돌파할 때마다 코인베이스에서 5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이 발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 2만달러 돌파 당시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가격에는 개당 77달러 상당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출처=크립토퀀트
비트코인 가격 3만달러 돌파 당시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가격에는 개당 50~160달러 상당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출처=크립토퀀트
비트코인 가격 4만달러 돌파 당시 코인베이스 비트코인 가격에는 개당50~174달러 상당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출처=크립토퀀트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3만4000달러에서 2만8000달러선까지 하락하는 과정에서 코인베이스 거래소에 -50~-227달러의 역 프리미엄이 발생했다. 출처=크립토퀀트
반대로 이번 하락때는 코인베이스에서 -50달러에서 -227달러의 역프리미엄이 발생했다. 가격이 올라갈 때도, 이번 하락때도 코인베이스 고래가 시장을 주도했다는 얘기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차트는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상황으로는 다음 주 비트코인 가격도 큰 폭으로 횡보하거나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하락 후 반등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이 많이 입금되는 등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씩 오를만한 시그널은 있었으나, 아직 결정적인 '한 방'으로 작용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앞서와 같은 큰 흐름의 상승장이 다시 시작되려면 대량 OTC 거래와 함께 거래소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위한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되어야 한다. 비트코인 투자자라면 기관투자자들이 다시 매수하는 신호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천천히 매수 시점을 잡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물론 6개월~1년 단위의 장기 투자자라면 지금도 나쁘지 않은 매수 구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기 상승을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온체인 신호 중 하나가 '모든 거래소 스테이블 입금 횟수'이다. 그동안 시장 패턴에 따르면 하나의 블록 안에서 거래소로 향하는 스테이블 코인 입금이 80건을 넘어가면 비트코인 가격이 1~5%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2일 저녁 8시 22분께 들어온 스테이블 코인 입금 온체인 데이터를 보자. 약 5분에 걸쳐 입금 횟수가 평소보다 많게는 수십 배 증가했다. 가장 많은 횟수는 블록당 335회 입금이었다. 이 스테이블 코인들은 이더리움 기반이기 때문에 블록당 간격이 10~15초 정도다. 10초 만에 335건의 스테이블 코인 입금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신호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3만1800달러대에서 3만3800달러까지 약 6% 상승했다.
최근 모든 거래소 스테이블 입금 횟수 추이. 세계협정시(UTC) 기준이라 한국 시간에 비해 9시간 느리게 표기된다. 출처=크립토퀀트
크립토퀀트는 그동안의 사례 분석을 통해 블록당 80건 이상의 스테이블 코인 입금이 기록되면 상승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한 알람을 크립토퀀트 사이트에서 설정할 수 있다. Stablecoin 탭을 선택하고 스테이블 코인 유입량(Transactions Count Inflow)를 80 이상으로 설정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