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에서 부회장을 역임했던 모나 엘 이사(Mona El Isa)는 이더리움 기반 헤지 펀드를 위한 멜론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전통적인 시장에서는 펀드를 출시하는 데만 수만 달러가 들지만, 멜론에서는 거액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펀드 관리자에 익숙한 매니저들도 자동화 기술을 사용해보기 시작했다.” – 모나 엘 이사, 골드만삭스 전 부회장

 

엘 이사의 말에 따르면 탈중앙금융(DeFi) 기업 창립자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자본 시장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고 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탈중앙금융 플랫폼에 스트레스 테스트를 제공하는 기업 건틀렛 네트워크(Gauntlet Network)의 CEO 타룬 치트라는 탈중앙금융이 1990년대의 알고리듬 거래와 닮았다고 말한다.

 

“당시에 전자 거래소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 재임 시절에 일어난 이 혁신은 금융보다는 기술 혁신에 가까웠다.” – 타룬 치트라, 건틀렛 네트워크 CEO

 

이더리움 탈중앙금융도 비슷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치트라는 장외거래를 하던 거래자들이 자동 마켓메이커(automated market maker, 스마트계약에 미리 구현된 가격 결정 공식을 사용하는 시스템)인 커브(Curve)나 대출 프로토콜 컴파운드(Compound) 같은 탈중앙금융 플랫폼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실제로 탈중앙금융에 발을 담근 헤지펀드나 은행은 아직 없다. 전통적인 금융시장을 떠나 탈중앙금융에 합류한 이들은 탈중앙금융의 큰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로운 관심

 

엘 이사에 따르면, 멜론 출시 첫해에는 사용자가 거의 없었고, 플랫폼에 있는 자금도 25만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업데이트한 이후 플랫폼 총자산이 120만달러로 늘어났다. 대다수가 실험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는 하지만, 펀드의 수도 지난 4개월간 3배로 늘어났다. 실제 운영되는 펀드도 20개 이상이다.

 

“멜론은 화이트리스트 투자자만 접근이 가능한 비공개 펀드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비공개 펀드에서 62만5천달러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 모나 엘 이사, 전 골드만삭스 부회장

 

엘 이사는 전통적인 펀드는 일반적으로 첫해에 운영비로 10만달러가량을, 이후 매년 7만5천달러가량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멜론을 사용하면 첫해에 100달러를 내고 이후 매년 가스비로 1천-2천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가스비가 빠르게 상승하기 전인 작년에는 비용이 1/4 정도였다.)

 

그는 펀드의 성과가 점점 쌓이면서 멜론이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펀드가 실적을 내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몇 달 후면 사람들이 멜론에 있는 펀드가 지속해서 이더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시작할 것이다.” – 모나 엘 이사

 

엘 이사는 다른 펀드를 출시해도 탈중앙금융 분야를 벗어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엘 이사는 멜론의 개발을 이끄는 아방가르드 파이낸셜(Avantgarde Financial)을 설립했다. 그전에는 멜론포트 AG(Melonport AG)의 CEO를 역임했다.

 

‘덜 무서운’

 

세계 어디에서나 파생상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베가 프로토콜(Vega Protocol)의 CEO 바니 매너링스는 탈중앙금융이 아직 실험 단계에 있지만, 캡코(Capco)와 액센추어(Accenture)에서 자신이 자문을 제공했던 대형 투자은행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드는 데는 1년 정도가 걸리지만, 베가를 사용하면 사용자가 직접 시장 제안서를 내고 몇 시간 내에 배포할 수 있다.

베가 프로토콜도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중개인이 없다. 즉, 소비자들이 거래할 때 은행이나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

 

“런던과 뉴욕에서 알고 지내던 트레이더들과 그들이 실물경제에서 사용하던 상품에 관해 많은 생각을 했다.” – 바니 매너링스, 베가 프로토콜 CEO

매너링스는 베가가 미국 같은 큰 국가들이 더 적극적으로 전통적인 경제에 암호화폐를 통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달러의 리스크를 줄이고 싶을 때 베가에서 5분의 1정도의 비용으로 헤징할 수 있다면 매우 바람직하다. 그러나 미국 달러를 손쉽게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꿀 수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리스크와 사람들의 공포심을 줄여가야 한다.” – 바니 매너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