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숏 잡고 있다가 아까 빔에 15000불 청산당했습니다
첫 투자는 17년 5월이었고 그 당시에 대학생이었던 저는 100만원을 200만원으로 만들고 난 후
어머니께 말씀드려 2500만원을 받아 추가입금하고 곧바로 하락장에 들어가면서 손실을 반토막 가까이 내다가
존버하면서 11월 쯤 1억까지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 멈췄다면 좋았겠으나 시드 최고점과 어머니의 돈이라는 생각 때문에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지면서
자포자기하고 쭉 존버를 하다가 3k에 갔다가 다시 반등하는 시점에서 모두 처분하게 됩니다 그때 남은돈은 고작 몇백만원 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비트맥스로 마진을 시작했던 것 같은데 청산을 몇번씩 당하면서도 제 나름대로 원칙을 세우고 매매하면서
소액 벌고 청산당하고를 몇번 반복했던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목돈이 생겨서 4월부터 바이낸스에서 선물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실력이 없는데도 약 반년간 살아남아 몇배가량의 수익까지 내었으니 그것만으로 대견하기까지 할 정도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저도 스스로 매매를 잘한다고 느꼈던 시기가 있습니다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살리면서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다고 믿었지만
한 거래로 얻는 수익이 몇십~백만원 가량이 될 정도의 시드로 커졌을 때부터 짧게 손절하고 나와도 그정도의 손실을 입게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졌던 것 같습니다 손실이 너무 싫어지더군요
제가 사회생활을 해본적도 없고 큰돈을 써본적도 없어서 그런 돈이 클릭질 한번에 날라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마침 그 무렵에 비트가 물렸을 때 물타면 몇날 며칠이 걸려서라도 탈출시켜주는 박스권 흔들기장이었고
저는 원칙에서 가장 금기시해왔던 물타기매매 비중을 급격하게 늘리기 시작합니다
승률 100퍼센트 방향이 틀리더라도 어떻게든 포지션을 살려서 만원이라도 익절하고 나오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져버린 것입니다
금전감각이 어그러지고 온라인 상의 레버리지 청산 시드머니에 적혀진 온갖 숫자들의 노예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미 아주 복합적으로 여러 작은 문제들이 점점 커져 청산을 막아낼 수단이 없어져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런식의 매매는 머지 않아 청산을 당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매일 복기하고 물타기 할 때마다
스스로 야단치면서 기록도 하고 속으로 되내이고 매매전 매매후 계속해서 역추세 금지 물타기 금지라는 원칙을 지키지 위해 노력하였으나
이미 몇주 몇달간 물타기로 탈출했던 많은 매매들의 경험이 저를 완전히 지배한 후였습니다
몇번은 정상적인 거래를 하다가도 한번씩 크게 물리는 순간부터 말과 생각은 그냥 자르자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에서는 저번처럼 살 수 있을 거니까 살수 있는 근거를 차트에서 찾으면서 물타기에 계속 들어갔습니다
사족이 너무 길었는데 아무튼 15000불 전부 청산당했습니다
나이 29 서울에 있는 공대를 나왔지만 학업에 뜻이 없어서 간신히 졸업만 했고 학점도 거지같습니다
취업이라도 해보려 가능한 이곳저곳 자소서 넣으면서 노력해봤지만 당연히 전부 서류탈락이었구요
제가 아무 가치도 효용도 쓸모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죽고 싶다기 보단 살고 싶지가 않습니다 죽을 용기도 없습니다 부모님은 어떡하고요
금융권은 아니지만 어머니께 빚이 있고 이제 다시 또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쓰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백수 식충이새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우울증인지 뭔지 그냥 살아있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돈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트레이딩으로 수익을 내서 돈을 벌때도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일같이 나를 옥죄는 스트레스와 압박감 속에서
항상 한숨과 울상을 달고 살았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트레이딩은 적당히 많은 돈으로는 그런 고통에 대한 보상이 되어주질 않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잃은 건 돈이지만 정작 제 걱정은 제 앞날입니다
비트코인으로 돈을 잃고 취업에 실패하면서 주변의 기만과 제 자신의 열등감 등으로 인해 인간관계도 박살이 난 상태고
그것에 미련도 없으며 그냥 하루하루 그 어떤 낙도 없이 숨만 쉬며 살아있어만 왔습니다
아무 의욕없이 무기력한 삶에서 그나마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그나마 내가 재능이 있는 일이 트레이딩이라고 믿었습니다만
이것도 역시나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또 다시 제 부족함과 마주해야 할 앞으로의 현실에 너무 걱정이 됩니다
나이가 너무 많고 할줄 아는건 없고 갖고 있는건 더 없는 저 어떡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처럼 저도 살고싶습니다 행복하게 잘이 아니라 그냥 좀 사랍답게 살아보고 싶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푸념만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그동안 도움 많이 받았고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