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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1480

6월18일(미국 시각)은 탈중앙금융(DeFi) 업계에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이날 탈중앙 거래소 유니스왑(Uniswap)에 디파이 플랫폼 컴파운드(Compound)의 거버넌스 토큰 COMP가 상장됐다. 초기 가격이 약 62달러였던 이 토큰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사흘 뒤인 21일에는 코인마켓캡 기준 최고 370달러선까지 올랐다.

 

그전까지 DeFi 업계의 압도적인 강자는 메이커다오(MakerDao)였다. 만년 2위였던 컴파운드는 상장 이튿날인 20일 메이커다오를 제치고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이틀만에 약 4억달러(약 4764억원)의 예치금이 컴파운드로 쏟아진 탓이다. 

 

컴파운드가 성공을 거두자 여러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거버넌스 토큰을 만들어 유니스왑에 상장하기 시작했다. 상당수의 프로젝트는 컴파운드와 비슷한 효과를 봤다. 연초 10억달러 수준이던 디파이 시가총액은 지난 7월에는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기존 비지니스 모델에 토큰 하나를 추가했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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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8일 유니스왑에 상장된 이후 컴파운드(Compound) 가격 및 거래량 추이. 출처=코인마켓캡

지난 6월 18일 유니스왑에 상장된 이후 컴파운드(Compound) 가격 및 거래량 추이. 출처=코인마켓캡

 

"디파이 거버넌스 토큰, 사실상 대부분 다단계"

 

거버넌스 토큰이란 일종의 투표용지다. 컴파운드는 자신의 플랫폼에서 암호화폐 대출을 하거나, 예치하는 사용자들에게 보상의 형태로 COMP라는 투표용지를 나눠준다. COMP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다른 암호화폐들과 교환할 수 있다. 컴파운드 플랫폼에서 뭔가를 바꿔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토큰을 사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토큰 가격이 3일만에 6배가 오르기는 어렵다. 컴파운드 플랫폼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 말고는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냉정히 보면 거버넌스 토큰 자체가 가진 내재적 가치는 오히려 0에 가깝다.

 

업계 전문가들은 COMP가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보상으로 주어진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디파이 업계 관계자 ㄱ씨는 "사실상 대부분이 일종의 폰지(ponzi) 구조"라고 지적했다. 폰지란 실제로는 아무런 이윤 창출을 하지 않고 후행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이용해 선행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수법, 곧 '다단계' 형태를 가리킨다.

 

"컴파운드에서 대출을 받았는데 이용해줘서 고맙다면서 COMP를 그냥 나눠줬어요. 그런데 이 COMP의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어느 순간 내가 갚아야 할 대출 이자보다 COMP로 벌어들이는 돈이 더 높을 수 있죠. 그럼 돈을 빌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돈이 벌리니까 사람들이 너도나도 플랫폼을 이용하겠죠. 돈이 필요해서 대출을 하는게 아니고 COMP 토큰을 받기 위해 대출을 받게 되는 거에요. 이게 컴파운드가 성공한 비결입니다."

 

폰지 구조에서는 통상 먼저 투자하는 사람이 나중에 투자하는 사람보다 큰 이익을 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참여자들은 COMP를 먼저 얻기 위해 컴파운드 플랫폼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이 시기 컴파운드를 이용하던 디파이 투자자들은 대출한 암호화폐를 다시 예치하고, 예치한 암호화폐를 재차 대출해서 다시 예치하는 방법으로 COMP 보상을 챙겼다. 이더리움 디파이 프로젝트들을 한번에 관리할 수 있는 프로토콜인 인스타댑(InstaDApp)에서는 아예 별도 배너를 통해 이런 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배너를 올려 사용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탈중앙화 거래소, 알고리즘 이용한 가격조작 쉬워" 

 

컴파운드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된 배경에는 다른 요인이 하나 더 있다.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 관계자 ㄴ씨는 "탈중앙 거래소인 유니스왑이 없었다면 그렇게까지 가격이 급격히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탈중앙 거래소인 유니스왑은 중앙화된 일반 거래소들처럼 호가창 같은 인터페이스가 없어요. 압도적인 물량을 가지고 호가를 관리하면서 원활한 체결을 돕는 유동성 공급자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죠. 대신 '유동성 풀'이라는 원리로 가격이 결정됩니다. 이 알고리듬은 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요. 거꾸로 팔려고 하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급격하게 내리고요."

 

유니스왑의 이용자는 크게 유동성 공급자와 토큰 매수·매도자 두 부류로 나뉜다. 전자는 자신이 가진 토큰들을 유동성 풀에 올려놓고 해당 토큰이 거래되면 거래액의 0.3%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사람들이다. 유동성 풀에 토큰을 올릴때는 하나의 조건을 지켜야 하는데, 반드시 쌍(pair)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령 참여 시점에 A토큰의 가격이 0.1이더(ETH)라면 유동성 풀에 참여하는 사람은 A토큰 10개마다 1이더씩을 함께 올려야 한다.

 

A토큰의 유동성 풀에 A 100개, 이더 10개가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1이더를 내고 A토큰을 구매하겠다는 주문을 넣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유니스왑은 알고리듬에 따라 A의 가격을 결정하고 구매자에게 9.066A를 지급한다.¹ 전체 유동성 풀 물량의 10%에 해당하는 매수주문이 들어왔을 때는 A의 가격이 10.3% 오르는 격이다. 누군가 유동성 풀의 절반 수준인 5이더짜리 주문을 냈다면 A토큰의 가격은 단번에 50.3% 급등한다.² (계산 방식은 맨아래 참조)

 

 

유동성 풀이 적은 토큰만 잘 고르면 내재적 가치와 상관없이 인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펌핑' 작업이 훨씬 쉬운 구조인셈이다. 중앙화 방식의 일반 거래소에서는 의도적인 펌핑 작업이 드러나면 거래소에 책임을 물을 수라도 있지만, 탈중앙화 거래소에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유니스왑 주문 화면. 출처=유니스왑

유니스왑 주문 화면. 출처=유니스왑

 

"IUO는 망하면 욕도 못해…투자자들 유의해야"

 

거버넌스 토큰 하나 만들어서 탈중앙 거래소에 올렸더니 플랫폼 사용자 확보도 되고 토큰 판매 수익도 생겼다. 상황이 이렇자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앞다투어 거버넌스 토큰을 만들어 유니스왑에 상장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토큰이 디파이라는 분류만 달면 가격이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커브(Curve), 1인치(1inch) 등 유망한 디파이 프로젝트와 이름만 같은 가짜 토큰을 올려서 사기를 치는 이들도 나왔다. 유니스왑이 탈중앙 거래소인 탓에 상장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유니스왑 공개(Initial Uniswap offering, IUO)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과열된 시장을 배경으로 거버넌스 토큰을 팔아 거액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과거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개발 자금을 모을 때 쓰던 암호화폐 공개(Initial coin offering, ICO)에 빗댄 것이다. 

 

ICO는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다단계와 사기 논란에 시달렸다. 블록체인 자문업체인 사티스그룹(Satis Group)은 2018년 보고서에서 전체 ICO 가운데 약 78%가 사기성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IUO가 이런 ICO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ICO는 애초 기획한 상품이나 서비스가 현실화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 반면, IUO는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블록체인 컨설팅 기업 엘립티(Ellipti) 강성욱 사업개발 담당은 "ICO는 프로젝트들이 어떤 상품을 만들어서 출시할 거고 거기서 이 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할거라고 투자자들에게 약속을 하고, 상품을 파는 개념으로 돈을 모은 것이지만 IUO는 아무것도 약속하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무책임한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한창 유행했던 채굴형 거래소와 비슷해요. 거래를 하면 거기에 비례해서 거래소 토큰을 나눠주는 모델이었는데, 처음에는 반짝 했지만 결국 망했죠. 지금은 그냥 사람들이 '오를 거다'라고 생각하고 사니까 디파이 거버넌스 토큰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채굴형 거래소 토큰처럼 어느날 갑자기 가격이 떨어지면 미처 못 빠져나온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보겠죠. 투자자들도 신중한 자세가 필요해요. ICO는 자기가 투자한 프로젝트들이 잘 안되면 욕이라도 할 수 있지만, IUO는 욕을 할수도 없는 구조에요."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도 과열된 디파이 시장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는 지난 6월21일 트위터를 통해 "디파이의 이율은 지나치게 높고 드러나지 않은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말 출연한 언체인드 팟캐스트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디파이가 매력적인 투자상품이지만 위험성과 붕괴 가능성이 높다. 노후자금을 투자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라고 비판했다.

 

IUO를 앞세운 디파이 시장의 거품이 사라지고 투자액이 증발하면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겨울이 찾아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7년 암호화폐 시장은 ICO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가격을 기록했지만, 돈을 모금했던 프로젝트들이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사장되면서 1년 반 가까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럼에도 IUO를 이용한 디파이 유행이 한동안 더 이어질 수 있다. 암호화폐 '고래'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탕'을 꿈꿀 수 있는 평등한 모델이라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디파이 업계 관계자는 "가치 판단을 떠나 IUO라는 모델은 진입장벽 자체가 매우 낮고, 거기서 효용을 찾는 사람들이 당분간 있을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1. 유니스왑에 상장된 토큰의 가격은 해당 토큰의 유동성 풀의 구성에 따라 결정된다. 가령 최초 유동성풀의 구성이 A토큰 100개와 이더 10개로 이뤄져 있다면 이 토큰의 개당 가격은 0.1 이더가 된다. 이후 가격은 '100(A토큰 풀의 A토큰 개수) X 10(이더 풀의 총 이더 개수) = 1000'의 식을 따른다. 1이더로 A토큰을 주문한다면, 다음과 같은 산식이 작동한다.


  유니스왑 거래 수수료(0.3%) : 1이더 × 0.3% = 0.003이더 


  이더풀에 추가되는 이더 : 1 - 0.003 = 0.997이더


  이더풀에 쌓이게 되는 이더 총량 : 10.997이더 


  이에 해당하는 A토큰 풀의 A토큰 개수 : 1000 ÷ 10.997 = 90.934개 


  구매자가 받아갈 A토큰의 개수 : 100 - 90.934 = 9.066개 


  A토큰의 개당 가격 : 1 ÷ 9.066 = 0.1103이더 (A토큰 가격은 0.1이더에서 10.3% 올랐다.)

 

2. 어떤 구매자가 5이더를 내고 A토큰을 구입하려 할 때의 산식은 다음과 같다.


  유니스왑 거래 수수료(0.3%) : 5이더 × 0.3% = 0.015이더 


  이더풀에 추가되는 이더 : 5 - 0.015 = 4.985이더


  이더풀에 쌓인 이더 총량 : 14.985이더 


  이에 해당하는 A토큰 풀의 A토큰 개수 : 1000 ÷ 14.985 = 66.733개 


  구매자가 받아갈 A토큰의 개수 : 100 - 66.733 = 33.267개 


  A토큰의 개당 가격 : 5 ÷ 33.267 = 0.1503 (A토큰 가격은 0.1이더인데, 5이더 매수 주문 후 가격은 개당 0.1503 이더로 50.3%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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