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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0% 폭락장 투자자가 타임머신 타고와서 지난주 폭락을 봤다면

'비트코인 안전자산론'이 무너진 이유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슉’ 하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이 소리는 비단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는 소리일 뿐 아니라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이라는 시장의 통설이 아마도 영원히 문밖으로 사라지는 소리다.

 

지난 12일 하루 사이 비트코인 가격은 폭락했다. 하지만 역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날은 이날이 아닌 2013년 4월 11일이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거의 50% 가까이 폭락했다.

24시간 기준 비트코인 역대 최대 낙폭. 출처=코인데스크

24시간 기준 비트코인 역대 최대 낙폭. 출처=코인데스크

 

 

큰 낙폭을 보인 두 사건을 비교하면 이번 주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암호화폐 분야가 앞으로 어떤 모습일지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배경부터 설명하자면, 2013년 4월은 아직 이더리움이 출시되기 전이었다. 가장 큰 비트코인 거래소는 지금은 파산한 지 오래된 마운트곡스(Mt.Gox)였으며, 할렘 셰이크(Harlem Shake) 동영상이 인터넷을 도배하던 시절이었다. 한달 전인 3월 비트코인 가격은 34~94달러였고, 평균 거래량은 (코인매트릭스의 자료에 따르면) 800달러가 채 되지 않았다.

 

중국 수요가 유입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소매 시장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전문 수탁 서비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생긴 수탁 서비스 중 하나인 비트고(BitGo)도 2013년에 생겨났다. 코인베이스는 아직 첫 돌을 지나지 않은 신생 거래소였고, 비트멕스(BitMEX) 역시 무기한 거래(perpetual swap)를 출시하기 전이었다.

 

2013년의 비트코인은 여전히 ‘미래의 자산’이었다. 탈중앙화 가치를 대변하고, 무기력함에 대한 저항이며 중앙은행의 결정에 좌우되는 취약성을 줄일 방안이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비트코인의 ‘스토리’를 믿었다.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은 키프로스 은행 위기 때부터 시작됐다. 키프로스 최대 은행 두 곳에 예치된 10만 유로 넘는 예금액의 가치가 조정되는 위기 상황이 빚어지자 국제적 관심이 뜨거워졌다. 그 결과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몰렸고 가격이 자연스레 가파르게 올랐다.

 

만약 당신이 2013년에 비트코인 투자자였는데, 현재로 시간여행을 해서 왔다면, 아마 지금 일어난 일을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 많던 중국 수요가 어떻게 메말라버렸는지, 잘 나가던 마운트곡스가 어떻게 파산했는지부터 당장 의아해질 것이다. 활발한 파생상품 시장이 거래량을 이끌고 큰 규모의 금융 기관들이 디지털 자산 데스크를 설치한 지금의 모습을 보면서, 당신은 2013년과 비교하며 분명 볼을 꼬집어볼 것이다.

 

동시에 조금 놀라워할 수도 있겠다. 합법성과 플랫폼의 정교함에 놀라고 똑똑한 사람들이 저마다 금융 분야를 떠나 암호화폐 분야로 자리를 옮긴 모습에 격세지감을 느낄 것이다. 분명 암호화폐 분야가 이렇게 빨리 진화했다는 사실에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또한,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 마침내 전문 거래기관들이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알아봤다는 사실에 전율할 것이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이념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가지게 될 것이다. 암호화폐의 이념은 ‘수익’보다 ‘권한 분산’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발전하고 성장했다. 이제는 후드티 대신 정장을 차려입고 비싼 구두를 신게 되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좀 더 무거운 책임감이 생겼으며, 새로운 리스크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비트코인 폭락의 전말

 

새로운 리스크가 암호화폐 분야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이해하려면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지난 3월 12일과 2013년 4월11일에 있었던 시장의 움직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3년 시장 참여자들은 대부분 매수세였다. 유동성 있는 파생상품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매도가 상대적으로 힘들고 발생 비용이 컸다. 거래는 비트코인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들이 주도했고, 이들이 비트코인의 가치를 과대 또는 과소평가하는 대로 거래가 움직였다. 4월11일 폭락이 있기 전 2주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3배 이상 폭등했다. 그리고 가격이 오르자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몰리면서 2013년 4월11일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날이 되었다.

 

더욱이 비트코인의 가격 폭락은 기타 자산 시장과는 전혀 무관했다. 같은 주에 S&P500지수는 변동이 거의 없었고, 금도 마찬가지였다. 가격 폭락은 비트코인 분야에서만 이루어진 독립적 사건이었다. 다른 분야의 영향을 받지도 않았고, 다른 분야에 영향을 미치기엔 시장 규모가 미미했다.

 

2020년 오늘날에는 시장에 대해 잘 아는 전문 거래 데스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대체 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에 매력을 느꼈을지 모르지만, 수익을 내야 하는 이들은 비트코인 자체보다 변동성에 더 중점을 둔다.

 

지난 12일 발생한 비트코인 가격 폭락은 암호자산과 기타 자산에서의 강제청산(margin calls)과 투자자들의 대혼란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이번 폭락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자산을 현금화하고 유동성을 메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비트코인 자체가 원인은 아니었다.

 

또한, 독립적으로 발생한 사건도 아니었다. S&P 500지수도 24시간 기준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자체의 ‘스토리’는 이번주 시장 움직임과 관련성이 없으며, 비트코인은 출구를 찾는 투자자들에 의해 폭락한 금융 자산 가운데 하나였을 뿐이다.

 

바로 이것이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는 통설이 힘을 잃은 이유다.

 

하지만 좋은 일이기도 하다. 왜일까?

 

첫째,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번 폭락 이전에도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매우 큰 자산이었고, 안전자산이라는 타이틀을 얻기에는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신생 자산이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기를 원하고 바랐다. 그래서 근거 없는 통설이 힘을 얻었다.

 

하루 사이에 40%나 가격이 하락하는 자산을 안전자산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이제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는 생각을 버리게 되었으니, 비트코인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치가 생겨날 것이다. 이를 통해 비트코인은 투자자들 사이에 신뢰성이 높아지고, 포트폴리오 관리에서도 좀 더 타당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최근의 시장 상황은 안전자산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시장이 혼란을 겪을 때마다 투자자들이 눈을 돌렸던 금과 미국 국채도 유동성 경색으로 하락을 면치 못했다. 투자자들이 자산을 현금화하기 위해 몰려들었지만,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지정학적 상황이 통화정책과 국가 신용도까지 흔들면서 안전자산이라 여겨지던 금과 미국 국채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야 할 필요는 여전히 남아있다. 시장 전망이 뒤집히고 연관성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 지금의 상황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본적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투자 원칙이 혼란에 휩싸여도 대체 자산에 대한 수요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전문 투자자들은 이미 목표와 균형을 다시 조정하며 점검에 들어갔다.

 

비트코인의 새로운 역할

 

소득을 걱정하는 세상이 될수록 비트코인이나 금처럼 그 가치가 현금 흐름에 의존하지 않는 자산이 분산 투자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대체 자산’ 구실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장이 혼란스러운 지금 같은 시기에는 대체 자산의 범위가 넓을수록 투자자들에게 더 이득이다. 분석가들과 펀드매니저들은 앞으로 있을 시장 기초 여건의 변화에 맞춰 기회를 찾을 것이고, 많은 이들이 거시경제 지표에 의존하지 않는 비트코인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다.

 

연관성과 전망이 깨지는 시장 상황에서, 대체 자산은 비록 돈의 흐름에는 취약할지 몰라도 안전자산보다 더 혁신적이고 신뢰도 높은 매력적인 통설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비트코인과 전통적 금융 시장의 통합은 세계정세에 쉽게 휘둘리는 단점을 보완하고도 남을 만큼 더 큰 장점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비트코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회도 함께 오게 될 것이다.

 


출처 코인데스크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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