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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1 16:29

자기분석하기

조회 수 810 추천 수 1 댓글 3

오늘 주제로 돌아가 중요한건 내 인생을 바꾼건 매매 기법이 아니라 내 자아분석과 행동 교정이었기에 

오늘은 왜 차트분석보다 자기 분석을 완성해야하는지에 대한 글을 써 본다.

사실 수익나는 기법은 거기서 거기다. 잘 벌다가도 한방에 훅가는 이유는 기법이 아니고 자신에게서 온다.

그래서 자기계발서 읽는 느낌이 난다는데, 어쩌면 그게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모든 기법을 다 접하다 보면, 어느새 기법도 100%는 없다는걸 알게 된다.

그래서 난 사실 어떤 기법 글에도 관심이 잘 가지 않는다. 손익비가 더 좋은 모델, 나쁜 모델 정도의 차이지. 절대 무적은 없다는걸 알기에.. 

아무튼 그 단계를 넘어가게 되면 결국 기법도 단지 도구 중에 하나인거지,

결국 모든 승패의 열쇠는 나 자신이 쥐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아무것도 안잡힐 때 기법에 집착하게 되고, 그게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건 인정한다.

나 자신 조차 그랬으니, 내가 트레이딩을 시작하던 초반에 난 숨겨진 기법 같은게 있을거라 생각해 안해본 짓이 없을 정도이다.

예를 들어 2010년 쯤인가 내가 한창 옵션 트레이딩을 할 때 알게된 사람이 있는데, 당시 코스피 옵션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개발자 중 한명 이었음.

소위 말하는 옵션 가격 , 마디가 이론 같은 것도 이 사람 입에서 나온 말이고..

아무튼 이사람한테 자기가 옵션 시스템 연구할 때 정리 했던 내용 문서 파일 넘겨받아 인쇄소에서 제본하고,

진짜 A4 수백 페이지 넘는 분량인데 그걸 머리속에 넣기 위해 정말 며칠 밤을 지샜다.

 

 

그 이후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었다. 

물론 난 그 사람이 주장한 바를 다 수용한건 아니고, 거기서 내가 나름 검증해본바 맞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코스피 선물 시장과 옵션 시장이 매달 새로 만들어지는 변동성 범위에 움직인다 생각하고, 그에 따른 스윙을 많이 했었음.

당시엔 실제로 일정 가격 범위 안에서 움직이는게 보이기도 하고 그랬다.

트레이딩이 너무 잘되는 나머지 난 반 쯤 정신이 나가있었고, 정말 내가 시장의 비밀을 안다는 착각 마저 들었다.

어느 정도로 잘됐냐면 당시 한투증권에 매달 내는 거래 수수료가 평균 3-4천 이었는데, 그게 그다지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 였다.

참고로 수수료 그정도 나오면 증권사에서 전담 직원 붙여주고, 지점 가면 대우 엄청 잘해준다.

또 분기마다 몇백만원짜리 선물보내고 그러는데 그 때 받은 명품이며, 가전들 받는 족족 중고나라에 팔았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이렇게 꿈같은 나날을 보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이 뻥 폭발한다.

그리고 난 내 기법을 믿었고, 자신이 있었다. 경험상 90%는 나의 승리로 끝난다는 확신도 있었다.

그런데 난 그 나머지 10%의 리스크를 너무 간과하고 있었다.

내가 그 때까지 박살이 아무리 크게 나도 일주일에 1억 넘겨본적은 없는데, 일주일만에 10억을 넘게 날린 것 이다.

더 환상적인건 내가 들고 있던 콜옵션이 휴지가 되고 다음날부터 시장은 미친 반등을 시작했다.

딱 하루 차이로 10억을 날린게 아니라, 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날 제정신이 아니게 만들어버림.

멘탈은 가루가 되고, 난 반 쯤 정신이 나가 어디서부터 잘 못된건지 차트를 보고 또 봤다.

그러다 아무리봐도 답이 안나와 소주 한병들고 산으로 차를 몰고 들어다 원샷하고 잠들어 버림.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는데 잠 이깨 문득 백미러 속의 나 자신과 눈이 마주쳤다. 

수면부족으로 퀭한 몰골, 뻘개진 눈.. 순간 타인을 보듯 낯설게 느껴졌다.

그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차트를 분석하기 위해 그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왜 나 자신은 분석해 본 적이 없는걸까?

이런 생각을 하니 이상하게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사무실로 돌아가 뭐라도 써보기로 했다.

 

 

아래부터는 당시 썼던 글의 일부이다. 

OO는 내 이름, 그냥 최대한 객관화 하고 싶어 당시 저렇게 쓴 것 같음.

 

 

제목 : OO에 대한 분석 및 행동패턴 복기

 

OO의 장점

 

승부사 기질을 가지고 있다

진입 포인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편이다

장에 따라 배팅 강도를 유연히 조절할 줄 안다

인내력과 지구력이 강하기 때문에 추세매매시 큰 수익을 내는 편이다 

매매 계획을 잘 짜는 편이다

 

OO의 단점

 

승부사 기질을 가지고 있다

장세 변화에 대한 상황판단과 반응 속도, 순발력이 더디기에 손절이 늦거나 수익을 무효화 하곤 한다

체력과 집중력이 부족하다

매매 계획을 잘 짜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

감정 컨트롤이 아직도 부족하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다

머리와 정신이 맑지 못하다

손절 실수가 잦고 가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온다

기술적 분석에 대한 지식, 매매 기법, 경험치를 과신하고 있다.

 

제대로 된 매매 복기를 하고 있지 않다

 

 

저 이후는 단점에 언급되어 있는 부분들에 대한 세부사항과 해결책에 대한 글을 다시 적었다.

그리고 그 부분들을 계속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으나, 장기적으로 큰 변화는 있었다.

저 이후 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결정을 내리고, 버티거나 하지 않게됨.

내 수익률이 떨어질 때는 기법이 구려져서가 아니라, 내 자신의 상태가 구려짐을 알게 됨.

그래서 내가 몸과 정신의 건강,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하고 트레이딩을 의식의 세계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시장에 완벽한 무기는 없으니 환상도 버리길.

당신은 칼,도끼,화살,창 이런 무기들 중에 하나를 집었을 뿐이고, 모든 것은 장 단점이 필히 존재한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기법 하나면 인생이 변할 것 같지만,

결국 기법은 도구이며 그걸 휘두르는 나를 바꾸지 않는 이상 언젠가는 그 도구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오늘은 쓰고보니 내 부끄러운 신상에 대한 걸 너무 많이 적어서 조금 후회가 되네. 언젠가 삭제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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