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터스톡
자고 일어나 보니 밤 사이 암호화폐 보유자의 자산이 3분의 1이나 줄었다. 전날 비트코인(BTC) 가격은 한때 32,000달러선까지 떨어지면서 30% 이상 급락했고 이더리움을 포함한 알트 코인은 더 떨어지는 '검은 수요일'이 연출된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 가치는 정점 대비 5,000억 달러나 증발했다.5월 19일 벌어진 암호화폐 시장 붕괴는 한 가지 원인에 달려있지 않고 매우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디크립트는 전날 벌어진 암호화폐 시장 붕괴를 5가지 이유를 들어 분석했다. 다만 디크립트가 지적한 이유들은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던 소식들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발 불안감
지난 18일 로이터는 중국이 암호화폐를 금지했다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내보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 거래를 2017년부터 금지한다는 원칙을 천명해왔기 때문에 이 뉴스는 조금도 새로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과 다수의 뉴스 매체가 로이터의 원문을 퍼나르면서 새롭지도 않은 소문이 우려로 증폭됐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주 트윗과 미디어 출연 등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잠정 중단 발표를 했는가 하면, 도지코인 개발 지원을 자처했다. 그의 한 마디에 시장이 출렁거렸다. 테슬라가 보유중인 15억 달러의 비트코인을 이미 팔았을 거라는 소식도 광범위한 매도를 촉발한 한 가지 요인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머스크 한 사람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암호화폐 산업이 미성숙하고 건전한 기초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부각된 것은 암호화폐 업계에 뼈아픈 일이다.
#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일반적으로 레버리지는 돈을 빌려 비트코인에 베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때 본인이 보유중인 암호화폐를 담보로 제공한다. 가격이 안정되거나 상승할 때는 괜찮지만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요청하게 되고 그렇게 할 수 없으면 포지션이 청산된다. 5월 19일 거래소에서 80억 달러 이상의 청산이 일어났다. 패닉에 빠진 시장에 매도 주문이 넘쳐나면서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 테더의 USDT 준비 자산 불안
이론적으로 테더(Tether)는 스테이블 코인이기 때문에 안정된 가치가 유지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미국 달러는 테더 토큰(USDT)과 1:1의 가치를 갖는다. 테더는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과 맞먹거나 그 이상의 실물 자산 또는 현금을 지불 준비금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지난주 테더는 처음으로 자산의 준비 자산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2014년부터의 변화를 차트 형태로 공개했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테더의 준비 자산 대부분은 기업 어음과 다양한 대출 형태로 되어 있고 실제 현금 보유량은 4%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터는 매주 엄청난 규모의 USDT를 발행하고 달러를 받아 왔는데 그 많은 현금은 어디로 간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테더는 표준 감사인을 사내에 고용하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디크립트에 따르면 이번 주 테더가 새로운 재무 기록을 뉴욕 법무장관에게 제출해야 하는 기한과 맞물려 있어 레딧(Reddit)과 소셜 미디어에서는 테더와 암호화폐 시장 흐름이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미국 세금의 날
진부한 이유이긴 하지만 5월 17일은 많은 미국인이 세금 신고를 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이번 세금 신고 기간중 자본이득세를 낼 필요가 있는 암호화폐 보유자들은 세금 납부를 위해 암호화폐를 매도했을 수 있다.
위 다섯 가지 요인 외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경고, 미국 정부와 연준의 느슨한 재정 및 통화 정책(경기 부양책, 적자 지출, 낮은 금리) 유지 등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 한편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5월 20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여전히 약세"라고 진단하면서 "고래 덤핑 지표는 작년 3월 대폭락장 이후 1년래 최고치에 달했다. 고래들은 거래소로 BTC를 입금 중이다. 바닥을 리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인디 노트]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24시간 움직인다. 시장에는 광범위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적어도 미국의 규제가 어느 정도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는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단기 투자자라면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모든 투자 판단은 전적으로 본인 몫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