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쯤에 비트코인에 투자를 시작했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었고, 2018년에 한 번 급락한 이후로 한번 더 오를 거라 전망했기 때문이다. 2019년 비트코인 전망이 좋다는 뉴스를 접한 것도 한몫했다. 그래서 850만 원가량을 넣고 투자를 했다.
시간이 흘러 2019년 9월 27일, 현재 코빗(가상화폐 거래소)에 있는 내돈은 400만 원이 되어 있다. 절반 이상(53%) 손해를 본 셈이다.
5개월 동안 투자를 하면서 느낀 점이 여럿 있었는데, 내가 암호화폐에 투자했던 기록을 복기해보면서 어떤 걸 잘못했고, 그것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2019년 4월: 비트코인에 투자 시작
당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은 조금씩 상승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었다. 나는 비트코인이 4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올랐다는 기사를 보고 만기가 된 예금 150만 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한 달 뒤 비트코인은 600만원에서 800만 원대로 올라갔다.
2019년 5월: 비트코인에 몰빵
1달만에 25% 이상의 수익을 경험한 나는 돈을 더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풍차돌리기로 돌리던 적금들을 전부 해지하고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그렇게 총 850만 원을 비트코인에 투자해서 총 1.08 BTC을 가졌다. 이때가 5월 13일이었고, 1 BTC(비트코인 단위)가 830만 원 대 일 때다.
6일이 지나고 5월 19일이 됐을 때, 1BTC는 940만 원이 되어 있었다. 나는 비트코인을 투자한 지 1달 만에 170만 원을 벌었다.
2019년 5월 21일: 비트코인에 몰빵
코빗에 있는 가상화폐 중에서 제로엑스(ZRX)라는 코인이 있었다. 당시 이 코인은 신기하게도 가격이 15분 간격으로 50원과 400원을 왔다 갔다 했다. 그러다 300원과 400원을 왔다 갔다 했을 때, 욕심이 생겼다. 왠지 이걸 이용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제로엑스 가격이 300원 초반일 때 매수를 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나는 분명 300원 대에 매수를 했는데, 실체 체결된 가격은 416.9원이었다. 당황한 나는 바로 매도를 했다. 그러니 이번에는 채결가 341원에 매도가 되었다. 순식간에 200만원 손해를 보았다. 그리고 나서야 시장가로 매도나 매수를 하면 시장가가 아닌, 시장가에 근접한 매도 가격을 자동으로 매수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1달여 만에 원금에서 15만 원 손해를 보았다. 하지만 원금을 회수해야겠다는 생각에 다른 코인(알트코인)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2019년 5월 31일: 비트코인골드에 투자하다
5월말~6월 초 비트코인 골드는 3만 원 대에서 6만 8천 원으로 급등했었다. 비트코인은 당시 이러한 급등을 보이지 않았고 알트코인 중에서 몇몇 코인들이 이러한 가격 급등을 보였었다. 그래서 알트코인을 이용하면 돈을 더 빨리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비트코인 골드에 투자를 했다. 5월 31일에 투자를 했고, 이번에도 코빗에 예치되어 있던 돈을 다 넣었다.
5월말~6월 초 비트코인 골드는 3만 원 대에서 6만 8천 원으로 급등했었다. 비트코인은 당시 이러한 급등을 보이지 않았고 알트코인 중에서 몇몇 코인들이 이러한 가격 급등을 보였었다. 그래서 알트코인을 이용하면 돈을 더 빨리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비트코인 골드에 투자를 했다. 5월 31일에 투자를 했고, 이번에도 코빗에 예치되어 있던 돈을 다 넣었다.
그리고 몇 달 뒤, 코빗의 비트코인 골드 가격은 3만원대로 추락했다. 그리고 9월 27일 비트코인 골드의 가격은 17,000원이다. 비트코인 골드에서 돈을 뺀 건 좋은 판단이었다. 이 이후로 코빗 말고도 다른 거래소 차트를 종종 확인했다.여기서 멈췄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욕심이 생겨 다른 알트코인에 투자를 했다. 여기서 나는 큰 실수를 하게 된다.
2019년 6월~7월: 비트코인SV, 고점에서 물리다
비트코인에서 하드포크한 알트코인인 비트코인 SV도 위의 비트코인 골드처럼 5월에 큰 가격 상승이 있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는데, 5월~6월 사이 비트코인 SV의 가격은 400% 이상 올라가 있었다. 솔직히 나는 알트코인에 대한 신뢰는 없었지만, 눈앞에서 계속 올라가는 차트를 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6월 4일, 비트코인 SV가 27만 원일 때 돈을 넣었다. 그리고 내가 돈을 넣었을 때가 고점이었다.
27만원대에 돈을 넣으니, 비트코인 SV가격은 22만 원 대로 떨어졌다. 일시적인 현상이겠지 했는데, 7월 11일 12만 8천까지 떨어졌다.850만 원이었던 돈은 350만 원이 되었다. 이 때는 떨어진 돈을 보고 싶지 않아서 코빗에 로그인도 하지 않았었다. -58%의 손실을 보고 한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차트만 바라보는 일이 잦았었다. 언젠가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만 가지고 시간 날 때마다 SV차트와 현재 시세를 확인하곤 했다.
2019년 8월: 알트에서 비트코인으로
절반의 손실을 보고 처음에는 그냥 묻어두고 잊으려고 했다. 그래서 한동안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몇 주 뒤, 한번 확인이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코빗에 로그인을 했는데, 알트코인은 그대로였지만, 비트코인은 계속 오르고 있었다.
게다가 횡보라고 하여 가상화폐들이 1~5%로 오르기와 내리기를 반복했다. 혹시 이걸 이용하면 원금 회복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내려가고 있는 코인들을 매수하고,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판매하기를 반복했다.
그 결과, 350만원에서 500만 원까지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350만 원만 회복하면 원금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이렇게 단타를 치는 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 결국 비트코인에 다시 묻어두었다.
2019년 8월: 다시 비트코인 급락
2019년 9월 25일 비트코인은 1,160만원 대에서 1,000만 원으로 급락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는 970만 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500만 원을 유지하던
내 자산도 400만 원으로 급락했다 . 원금회복의 꿈은 다시 한 발짝 멀어졌다. 그나마 내 멘탈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5개월의 비트코인 투자후기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면서 느낀 건 '여긴 나하고 맞지 않는 곳이구나' 였다. 나 같은 새가슴이 도전하기에는 너무 변화의 폭이 큰 분야였다. 차트의 급등과 급락에 가슴 졸인 적이 많았다. 과감한 투자를 할 때에도 고민을 많이 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내가 투자한 코인이 급락을 하면 멘탈이 가루가 되었다.
그러면서 아는 게 많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최근 책을 많이 읽게 된 계기는 엉뚱하게도 비트코인 투자를 통해서였다. 투자 거래의 기본도 모르고(시장가 이해 못함) 투자를 해 손해를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의 기본은 알자는 생각에 경제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해서 7~9월 동안 10권의 책을 읽었고, 지금도 출퇴근 시간, 쉬는 시간 짬짬이 책을 읽고 블로그에 느낀 점들을 적고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돈은 그냥 묻고 잊기로 했다. 원금회수는 포기했다. 그냥 오르면 좋고 내려가면 말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손실금액은 생생했던 '실패' 수업료라 생각하기로 했다.앞으로도 공부하면서 투자는 계속할 것이고 지금 실패를 많이 해 둬야, 나중에 더 큰 금액으로 투자를 할 시, 좀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뒤돌아보면 후회만 남은 투자였다. 하지만 나의 투자 성향을 알고, 책을 많이 읽게 해주고, 일확천금을 바라면 안 되며,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알게 해 주었다.이 정도면 괜찮은 수업료라 생각한다.
마무리
850만원 비트코인 투자해 350만원 손해 봄.
손해는 뼈아프지만 돌이킬 수는 없음.
비싼 수업료라 생각하면서 정신승리 중.
일과 공부나 열심히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