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립토커런시 트레이더다(2)

by 극락가잦 posted Jun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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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뻘글이 아닌 6년차 트레이더의

처절한 자기고백임을 미리 알린다.

그저 뻘글을 기대했다면 지금 바로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라.

 

-1편 이하 생략-

 

엘베에서 마주친 그녀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계좌에는 푸른빛이 선명했으며 유독 "리플 -60%"가

나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혹시 대학 등록금으로 리플을 산건 아닐까하는 걱정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여느 때라면 그냥 모른척 지나쳤겠지만

이번에는 왠지 그럴 수가 없었다.

 

이것은 그녀의 '레깅스'를 뚫고 나올 거 같은 

엉덩이 때문도, 유달리 자신감이 넘치는 바스트 때문도 아니다.

 

이것은 분명 6년차 크립토커런시 트레이더로서의

책임감인 것이다.

그녀도 이런 나의 시선을 더이상 모른척하지 못하고

나를 향해 미소를 띠며 단호히 '눈으로' 말했다

 

"ㅂ ㅅ"

 

6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차트의 변곡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내가 모를 수는 없는 일이다.

 

"나는 크립토커런시 트레이더니까"

 

그 순간 내 마음 속에 한 단어가 떠올랐다.

 

"ㅅ ㅂ"

 

"ㅂ ㅅ"과 "ㅅ ㅂ"  결국 순서만 바뀐 같은 말 아닌가

결국 우리는 한 마음이었던 거다.

 

그녀가 엘베에서 내릴 때 문앞에는

헬스트레이너 남친이 서 있었다

사라져가는 두사람의 이야기 속 주인공이

나인 것 같은 기분은 분명 착각일 것이다.

 

나는 다시 한번 조용히 눈을 감고 

그녀의 레깅스를 복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