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핀] 개구리 다 죽는다, 데피(De-fi) 하라

by 마진판 리서치센터 posted Jun 2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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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핀] 개구리 다 죽는다, 데피(De-fi)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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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셔터스톡

[타로핀’s 코린이 개나리반] 초코파이는 두 개의 원형 비스킷을 마시멜로로 접착시키고 겉면에 초콜릿을 씌운 과자다. 초코파이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전통의 강자 ‘초코파이(情)’일 수도 있고, 떠오르는 다크호스 ‘몽쉘통통’일 수도 있다. 프로젝트 팀이 말하는 빅어나운스 같은 ‘빅파이’는 마시멜로가 없어서 비스킷으로 분류된다.
 

암호화폐를 사용한 금융을 크립토 파이낸셜이라 한다. 초코파이의 마시멜로에 해당하는 기준의 역할은 금융 계좌가 누구의 소유이냐에 달라진다. ‘너’님의 소유면 씨파이(CeFi. Centralized Finance)고, ‘나’님의 소유면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 되겠다. 최근 핫하다 못해 홀더의 뒷골을 후끈하게 만들고 잔고를 하얗게 태우는 건 디파이에 속한다. 뒷골이랑 잔고가 활활 타고 있지만, 디파이가 뭔지 아직은 아리송한 코린이를 위해 디파이를 살펴보자.


#물이 차다, 퍼뜩 데피(De-Fi)라 


이제 겨우 아장아장 걸음마 중인 디파이가 제공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는 대체로 대출에 국한된다. 불장 때에 은행 잔고를 탈탈 털어 매수한 덕분에 당장의 생활비가 쪼들리는 코린이들에게 안성맞춤인 서비스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블록체인과 탈중앙의 대출인 덕분에 국적이나 재직 중인 회사 그리고 신용등급 따위를 묻지 않는다. 그저 물려 있는 코인을 담보로 맡기고 현금화가 용이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급전이 필요해서 코인을 내다 팔았더니 바로 다음날 떡상해서 몇 날 며칠을 울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거다.


다만, 신원인증(KYC) 절차가 생략된 까닭에 우락부락한 ‘달건이’ 형들을 집 앞으로 투입할 수가 없다. 원룸의 월세 미납하고 보증금 다 깎아 먹은 뒤에 도망치는 사람도 잡기 힘든지라, 담보 코인 내팽개치고 대출금 미납하는 사람을 잡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돈 떼이는 상황을 막기 위해 디파이는 자신들이 믿을 만한 코인만을 담보로 받는다. 가격 등락이 심한 게 코인이라 담보에 대한 보증금도 크게 잡는다.

 
일련의 과정에서 디파이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관점은 담보의 가치 책정 부분이다. 담보 코인의 개수는 동일하지만, 담보의 가치가 폭등하면 더 많은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받을 수 있다. 담보의 가치가 대출금 이하로 내려가면 담보는 청산 당하고 대출 계약은 종료된다.

 

담보의 가격은 거래 중인 거래소의 가격을 기반으로 잡는다. 거래되는 거래소의 수가 적을수록,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동성이 적을수록 담보의 가치는 크게 휘청거린다. 이를 악용해서 인위적으로 담보물의 가치를 조작하기도 한다.

 
#컴파운드가 뜨겁다, 그만 데피(De-fi)라


전당포에서 확대경을 끼고 담보를 정밀하게 관찰하듯, 디파이도 담보 코인을 가치를 정확하게 책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위적인 조작을 막기 위해 오라클을 해결하려는 프로젝트와 협업을 한다거나, 유동량을 키우기 위해 대출해주는 스테이블 코인과 담보로 받는 코인의 상호 전환을 손쉽게 할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한다. 예치금이 늘어날수록 대출해 줄 수 있는 상한선이 늘어난다. 예치금이 늘어날수록 담보의 유동성이 확보돼 안정적으로 된다. 디파이 프로젝트 평가에서 예치금 기준을 제일로 꼽는 까닭이다.

 
담보물의 가치 조작을 막아내고, 담보 코인의 가격이 ‘떡락’해서 청산 당하는 천재지변까지 피했다면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시기가 도래한다. 담보로 맡긴 코인을 되찾기 위해 대출받은 스테이블 코인과 대출 이자를 준비해야 한다. 대출 이자는 해당 디파이 프로젝트의 코인으로 지불한다.

 

대출해준 금액이 늘어날수록 대출 이자로 회수되는 디파이 프로젝트 코인의 수요가 증가한다. 디파이 프로젝트가 별다른 사건ㆍ사고 없이 순탄하게 돌아간다면 예치금은 안전하게 보관되고 예치금 내에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출 계약이 종료되면 대출금과 대출 이자를 상환한다. 보유 중인 코인을 예치하고 이자 이익을 얻었다. 코인을 팔지 않고도 급전을 해결했다. 디파이 프로젝트는 유망주가 돼 시가총액이 증가하고 예치금을 더 수탁받는다.

 
결과적으로 디파이는 예치할 때 이자 수익이 높고, 대출할 때 복잡한 절차 없이 간편하고, 맡긴 담보를 안전하게 보관해주고, 상환 때 이자율 폭등만 하지 않는다면 이상적인 탈중앙 대출 플랫폼이다. 종합해서 가장 좋은 프로젝트가 대표가 되고, 그 대표 프로젝트로 자금과 사용자가 몰려드는 승자승 시장에 어울리는 컨셉이다.


#개구리 다 죽는다, 데피(De-fi) 하라
디파이는 탈중앙을 기반으로 한 덕분에 기성 금융 서비스에 적용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규제는 구속과 제약만을 위해 존재하지는 않는지라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말은 최소한의 기준과 사용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탈중앙이 ‘탈책임’과 ‘탈면책’의 다른 이름이 될까 우려되기도 한다.


우려가 기우는 아닌 것이, 이전에도 유망 컨셉이 등장하면 우르르 몰려갔다. 결과는 대부분 다 망했다. TPS(초당 거래 처리 속도) 향상 컨셉이 그랬고, STO(증권형 토큰) 발행 컨셉이 그랬다. 최근에는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컨셉이 궤를 같이한다. 

 
시장을 개척하는 이들이 등장하면 개척된 시장에 올라타는 이들도 나왔다. 개척된 시장에서 한탕을 노리는 사기꾼들도 출몰했다. 단도직입으로 말하자면 디파이가 유망하다며 성공한 디파이를 언급하는 스캠 프로젝트가 등장한다. 스캠 프로젝트를 판매하는 다단계 공구상이 나왔으며, 공구로 판매한 코인의 가격이 상승할 거라며 구매를 부추기는 사짜 리딩방이 출몰했다.
 

차가웠던 코인 시장이 빛깔 좋은 냄비인 디파이 속에서 끓어오른다. 물 온도가 무릉도원이라고, 수익률이 따뜻하다고, 그 자리에 머물러선 안 된다. 냄비 속 개구리 다 익는다. 눈치껏 대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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