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세금 안 내는 방법은…없다?

by 마진판 리서치센터 posted Jul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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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1308

인정사정 볼 것 없다(Nowhere to Hide, 1999)

인정사정 볼 것 없다(Nowhere to Hide, 1999)

기획재정부가 암호화폐(가상자산) 양도차익에 20%의 기타소득세를 매기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여러가지 탈세 방안을 셈하는 분위기다. 대부분 암호화폐 개인간(P2P) 전송은 국경의 장벽이 없고, 한국에 거주하면서도 국세청이 강제할 수 없는 국외 거래소를 사용하기 쉽다는데 착안한 방법들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우회로를 대부분 막을 수 있게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씩 살펴본다.

 

1. 보유하던 암호화폐를 개인지갑에 옮겨서 보관해둔 뒤, 과세 시행(2021년 10월1일) 이후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입금하자마자 매도하면 양도차익이 거의 없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다?

 

아니다. 취득가액(매수가)을 감안하지 않아 생긴 오해다. 납세자(투자자)는 과세 시행 전부터 보유하던 암호화폐의 취득가액을 입증해야 할 책임을 진다. 입증하지 못한다면 2021년 9월30일 시가에 따라 정해진다. 만약 과세 시행 후에 취득했는데 입증하지 못한다면 취득가액은 0원이 되므로, 양도가액(매도가) 전체의 20%(지방세 2% 제외)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2. 국세청이 파악할 수 없는 장외거래(OTC)를 이용하면 세금을 피할 수 있다?

 

OTC(Over the Counter)는 거래소 밖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를 뜻한다. 거래량이 많은 이른바 '고래' 투자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국내에서도 호가는 수억원 수준으로, 많을 때는 수백억원까지도 나왔다.

 

하지만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 내년 3월 시행되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OTC 기업은 가상자산 사업자(VASP)로 규정돼 금융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아직 세법 시행령이 나오지 않아 OTC 기업에도 국세청 신고 의무를 부여할지는 불명확하다.

 

그러나 당국의 규제 범위 안에 들어와있는 것은 불변의 사실이다. 법무법인 바른의 한서희 변호사는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미신고 OTC 기업을 이용하는 건 위험하다. 불법이며, 거래 사고가 났을 때 보호 받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3. 암호화폐로 직접 결제하면 세금을 안 내도 된다?

 

현재의 개정안에선 내야 한다. 다만, 논란 여지가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받는 상점이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을 주고 커피를 사면 세금 계산을 어떻게 할까? 정부안에 따르면, 이 때도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안에서 '양도'는 매매와 교환을 포괄한다. 비트코인과 커피를 교환하더라도 양도로 보고, 양도차익에 세금을 매긴다.

 

예를 들어, A가 4000원에 산(취득가) 코인의 가격이 올라 4500원이 됐다. A는 커피숍에서 4500원짜리 커피를 사면서 이 코인을 냈다. A는 코인 가격상승으로 500원의 양도차익을 기타소득으로 신고하고 20%인 세금 100원을 납부해야 한다.

 

이때 세금 계산은 납세자가 해야 한다. 암호화폐로 결제하는 사례는 많지 않지만, 앞으로 세금계산과 신고 의무까지 더해지면 더욱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비록 암호화폐 결제가 화폐와 자산의 교환이 아닌 자산과 자산의 교환으로 정의됐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에 추가된 게 아니라, 원래 세법 원칙적 규정에 따라 물물교환에도 과세한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구매 후 가격이 오른 에르메스 한정판 쇼핑백을 자동차와 교환했을 때도 상승분만큼의 양도차익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암호화폐를 화폐로 봤다면, 예컨대 미국 달러 같은 외화로 봤다면, 환전에 대한 세금은 부과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산으로 본 탓에 양도세가 발생한다. 위 사례를 다시 보면, A는 사실상 커피값(4500원)에 포함된 10% 부가가치세(450원)를 커피값에 포함해 납부했는데, 그와 별도로 양도세 100원도 내야 한다.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기업 입장에서는 이중과세라고 항의할 가능성이 크다.

 

기재부는 이중과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인으로 커피를 사는 건 사실상 두 단계다. 코인을 현금으로 바꾸고 그 현금으로 커피값을 치르는 것"이라며 "그래서 각각의 단계에 부가세와 양도세가 붙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암호화폐간의 교환도 물품으로 보면 부가세를 부과해야 한다. 그런데 암호화폐에는 독특하게 통화적인 성격(거래수단)도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 그걸 인정해서 부가가치세를 안 매기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특례"라고 덧붙였다.

 

반면,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카드로 커피를 사면 부가세를 뺀 나머지를 결제대행사(PG)가 취합하고, 이후로는 부가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정부안에서 암호화폐는 물물교환으로 취급돼 매번 교환 때마다 부가세를 내도록 돼있다"며 "실제 법제화될 때는 이런 불공정 요소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 기업의 목소리가 얼마나 반영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인다.

 

일각에선 비자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한 크립토닷컴 카드를 사용하면 세금을 안 낸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크립토닷컴 카드는 암호화폐를 싱가포르달러로 환전 후 충전하고 사용하는 선불카드로, 암호화폐 직접 결제라고 볼 수 없다. 게다가 세법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싱가포르달러로 환전할 때 양도차익이 발생하면 이것도 세금을 내야 한다.

 

4. 국외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테더(USDT)로 바꿨을 때는 세금 안 내도 된다?

 

아니다. 세금을 내야 한다. 국세청이 과세를 매기는 수익실현 시점은 원화로 환전했을 때가 아니라, 양도(매매·교환) 시점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법은 양도·교환했을 때 (수익이) 실현된 걸로 본다"며 "(암호화폐 거래는) 물물교환 개념이기 때문에, 가격이 원화로 얼마라고 딱 나타나진 않지만 교환 시점의 시세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고, 부동산 등 다른 자산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 외 다른 자산들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논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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