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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0753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금융의 미래에 먹구름을 예고하다

코인데스크 연재 칼럼 ‘돈을 다시 생각하다’ 2화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전 세계 150명의 직원을 둔 컨설팅회사를 생각해보라. 또 매장에서 일하는 점원이 100만명인 글로벌 유통체인이나 10개국 50곳 이상의 공급업체에서 재고 회전율이 높은 제품들을 납품받는 제조업체를 생각해보라. 이들이 바로 전형적인 글로벌 기업의 모습이다.

이 회사들이 모두 원활하게 굴러가기 위해 끊임없이 늘 있어야 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 바로 현금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경제 전망이 암울해지자, 전 세계 기업들은 앞다퉈 유동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고, 이는 향후 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각종 대금을 지급하는 데 쓰일 유동성 있는 탄탄한 자금원(이런 자금원 없이는 경제 전체에 커다란 충격이 올 수 있다)을 원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달러를 선호한다.

 

팬데믹 속에 전 세계가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곳곳의 은행에 부채위기가 닥치면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 ‘암호화폐의 달러화’라고 부를 만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요즘은 암호화폐든 아니든 달러가 대세다. 해외 결제에 사용되는 화폐로서 유동성이 좋아 구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부채와 자산을 표기하는 단위는 달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과 통화 스왑 계약을 체결하고 단기 레포(Repo, 환매조건부채권)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달러 확보 경쟁을 부추긴다.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연준이 제공하는 이러한 지원을 철회하면서 전 세계에 막대한 지정학적 여파가 발생하게 될 것이므로, 연준도 종국에는 이른바 ‘최후의 대출자’ 역할을 계속할 수도 없고, 그러고 싶어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썼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달러가 최고다.

 

이러한 달러화 현상은 부채위기와 함께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골드만삭스는 1분기 미국의 GDP가 3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대봉쇄(Great Lockdown)로 명명하며, 세계 경제에서 올해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한 해가 되리라 전망했다. 이로 인해 발생할 채무 불이행과 연쇄 파산의 규모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물론 각국 정부는 은행과 기업들을 지원할 것이다. 그래서 IMF는 전 세계 순 공공부채가 지난해 70%에서 올해 85%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제금융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혈세로 기업의 주주와 은행가들의 배만 불려준다는 정치적 비난과 불안감으로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도 있다.

 

금융 시스템이란 원래 신뢰가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현재의 금융 시스템은 은행에서 예금액의 일부만 지급준비금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대출에 사용하는 ‘부분 지급준비금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영화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에서 주인공 조지 베일리 역을 맡은 지미 스튜어트는, 신뢰가 사라질 때 이 모델이 얼마나 빠르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자신의 예금·대출 고객들에게 설명해준다. 이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지미 스튜어트 “내가 백만장자였다면”

지미 스튜어트 “내가 백만장자였다면”

신용 체계가 흔들리는 것으로 보일 때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은 딜레마에 빠진다. 많은 이들은 어쩔 수 없이 현재의 금융 시스템을 믿는 쪽을 택할 것이며, 그리스 부채위기나 아르헨티나의 통화 가치 급락 등 신흥시장에서 발생한 패닉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지금의 부채 수준을 두려운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은행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 하는 일이 많아질 것이므로, 달러든 아니든 예금자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기업은 어떻게 될까?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현금을 인출하지도 쌓아두지도 못하게 된다. 현대 사회에서 지폐(banknotes, 은행권)는 현실적으로 지속성 있는 결제 수단이 아니다.

 

이때 해답이 될 수 있는 것이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다. 개인간 거래(P2P)를 통해 중개자 없이 가치에 대한 소유권만 양도하는 무기명 주식 거래의 형태를 띠면서도 이론상 금융 시스템의 보안 위험 없이 전 세계로 안전하게 자금을 움직일 수 있다. 토큰 발행사가 발행한 모든 토큰과 같은 금액을 지급준비금으로 남겨두어야 하므로 부분 지급준비금 모델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예금 확보에 대한 의구심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의 데이터에 따르면 준비금 방식 스테이블코인인 테더(Tether)의 USDT(이더리움(Ethereum), 트론(Tron), 옴니(Omni) 블록체인에서 유통), 센트레(Centre)의 USDC(US달러코인), 바이낸스(Binance)의 BUSD(바이낸스 달러), 팩소스(Paxos)의 PAX’의 시가총액은 3월1일 이후 40%나 증가했다.

5대 스테이블코인 발행량. 출처=코인메트릭스

5대 스테이블코인 발행량. 출처=코인메트릭스

80억달러는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인 1287억달러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며, 뉴욕 증시에 있는 모든 주식의 시가총액을 합한 금액인 28조 5천억달러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존 스테이블코인의 주 이용자였던 암호화폐 거래소, 채굴기업 등이 안전자산으로 모여들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자료들을 통해 더 의미 있는 분석을 도출해낼 수 있다. 먼저 코인메트릭스(Coinmetrics)의 자료에 근거해 메사리(Messari)가 분석한 차트에 따르면, USDT나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하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의 총거래량은 비트코인 거래량과 맞먹었다. 이 수치는 이더리움 자체 토큰인 이더와 이더리움상의 모든 ERC-20 표준을 따른 토큰의 가치를 합산한 것으로, 사람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점점 더 많이 거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코인베이스(Coinbase)와 함께 USDC를 발행·관리하는 센트레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써클(Circle)의 CEO 제레미 알레어는 지난달 기업용 USDC 결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계정을 개설하게 될 신규 고객으로는 전자상거래 업체, 광고 네트워크, 명품업체, 구인 플랫폼, 디지털콘텐츠 기업, P2P 대출·결제 업체, 소프트웨어 업체, 전문서비스 기업, 로열티·보상 업체, 모바일 금융서비스 업체, 기타 인터넷서비스 업체 등 다양한 기업들이 있을 것이다. 디지털화폐 사용에 있어서 진정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주된 결제수단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면, 페이스북이 통화 바스켓 대신 단일 법정화폐에 각각 일대일로 연동되는 여러 개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겠다며 개정한 ‘리브라 백서 2.0’을 공개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6일에 있었던 페이스북의 갑작스러운 발표는 리브라연합(Libra Association)이 국가의 통화 정책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는 규제 당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금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최적의 시기이기도 하다.

 

리브라 백서 2.0은 USDC를 발행하는 센트레와 테더, 바이낸스, 팩소스에 또 하나의 거대한 경쟁 상대가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연 페이스북이 여기서 멈출 것인가? 리브라연합에 마스터카드나 비자 같은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을까? (두 기업 모두 한때 리브라연합에 합류하기로 했다가 탈퇴했다.)

 

문제는 리브라 발행이 은행들에 미칠 영향과 은행들이 직접 리브라연합에 합류할지 여부다.

제레미 알레어 써클 CEO

제레미 알레어 써클 CEO

 

몇 년에 한 번씩 금융 시스템에 위기가 닥치고 그럴 때마다 정부가 대마불사(大馬不死) 논리를 이기지 못하고 구제금융 정책을 펴자, 결제 시스템 보호의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은 오랜 기간 ‘내로뱅킹(narrow banking)’ 모델을 주장해왔다.

 

내로뱅킹에서는 고객이 은행에 돈을 예금하면 은행에서 이 돈으로 미국 국채 등 매우 안전한 증권에만 투자할 수 있고, 고객에게 전자결제 서비스만을 제공할 수 있다. 신용 대출은 펀드매니저와 전문투자자들의 영역이 되며, 고객의 결제 시스템을 동시에 관리하는 은행가들은 대출을 해줄 수 없다.

 

하지만 내로뱅킹 모델이 널리 도입되지 못하는 건 부분 지급준비금 모델보다 수익성이 떨어져 정치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스템을 정의하는 건 결국 은행이 아닌 사회이며, 이제 내로뱅킹의 가치를 깨닫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시대에 내로뱅킹이란 은행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더 중요한 질문은 ‘과연 부분 지급준비금 모델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경제에 필요한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이며, 이때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다뤄보려 한다.

 

물론 아직 변화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있으며, 기득권 정치 세력은 기존 시스템을 보호하는 쪽을 선호할 유인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전례 없는 위기를 촉발했고, 금융 대기업도 이로 인한 압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부채위기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Castle Island Ventures)의 닉 카터는 지난주 자신의 트위터에 “내년 즈음 우리는 세계 경제의 위기가 건전성 위기가 아닌 부채위기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썼다. 필자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 코로나19로 셧다운 된 경제는 과잉 채무가 없다면 빠른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허리케인 같은 재난이 발생한 직후 겪게 되는 일시적인 공급 충격만 있을 뿐 경제가 재건되기 시작하면 줄었던 경제활동도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될 것이다.

IMF의 데이터맵퍼: 민간부채, 대출, 채무증권(2018년 GDP대비%). 2020년 IMF 전망.출처=글로벌 데트, 2019년 12월 자료.

IMF의 데이터맵퍼: 민간부채, 대출, 채무증권(2018년 GDP대비%). 2020년 IMF 전망.출처=글로벌 데트, 2019년 12월 자료.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은 시작에 불과하며, 가뜩이나 지속 가능성이 낮은 자산대비 부채비율이 더욱 악화돼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IMF가 분석한 GDP 대비 민간부채 현황을 보면 세계 경제 대국들의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현재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이 국가 정부들이 내놓는 경기부양책에 세계경제의 회복 여부가 달렸다. 이것이 바로 은행들이 위기에 처한 이유이며, 필자가 기존의 금융 시스템이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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