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게코 홈페이지 캡처

지난 1년 간 비트코인은 최저 4,000달러에서 최대 60,000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본격적인 강세장으로 이끌었다. 전세계적인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의 거래 열기도 예사롭지 않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일부 매체는 지난 주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의 일일 총거래액이 코스닥은 물론 코스피 시장 거래액을 넘어섰다고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한국 시장은 어떤 시장일까? 한국 사용자가 선호하는 자산은 무엇일까? 한때 유명했던 '김치 프리미엄'은 여전히 존재하나?

 

PAData는 코인게코(CoinGecko)의 각국 거래소가 속한 지역, 시장 규모, 사용자 거주 지역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 미국, 중국의 17개 거래소를 심층 분석했다. 이를 통해 3월 18일 다음과 같은 종합분석을 내놨다.

 

# 한국시장 분석해보니 : 인구 대비 사용자 사실상 세계 1위, 거래 자산 집중도 심하고 단기투자 성향 뚜렷해

1. 인구수를 고려하면 최근 한국 시장의 거래량과 사용자 규모는 미국과 중국 시장보다 더 큰 붐을 이루고 있다. 다만 한국 사용자의 투자 열풍이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할은 하지 못했다. 한국 거래소에서도 대다수 글로벌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비트코인 잔고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한국 시장은 상대적으로 거래 자산의 집중화가 심하다. 거래량 상위 10개 자산의 총 거래량이 전체의 약 63%를 차지해 미국 시장과 비슷하지만 중국 시장보다는 훨씬 높다. 전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주류 자산 외에도 NFT 개념, 결제와 대출과 같은 금융 애플리케이션 관련 코인, 물류나 인적자원 분야 등의 애플리케이션 토큰이 더 인기가 있다.

3. 한국 투자자들은 상승장을 쫓아가고 하락장에서는 매도하는 단기 투자 경향이 뚜렷하다.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한국 거래소의 BTC가 미국과 중국 거래소에 비해 싸고, 변동성이 낮은 경우에는 미국과 중국 거래소에 비해 프리미엄이 있다.

 

# 업비트 일일 평균 거래액 100억 달러 돌파, 주요 거래소 BTC 잔고 계속 감소
최근 일일 평균 거래량으로 볼 때, 국내거래소 업비트는 100억 달러를 돌파한 유일한 거래소로 109.1억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중국 사용자 위주의 후오비(Huobi), 오우케이(OKEx), MXC와 미국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국내 거래소 빗썸(Bithumb)의 일일 평균 거래량이 모두 20억 달러를 넘어 섰다.

 

업비트의 막대한 거래량은 최근 한국 시장의 총 거래량을 견인했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거래소 5곳(업비트, 빗썸, 코인원, 고팍스, 코빗)의 총 거래액은 약 138억 9천만 달러이며 중국 6개 거래소의 총 거래액은 약 188억 3천만 달러였다. 미국 6개 거래소의 최근 총 거래량은 약 57억 5천만 달러다. 인구 기반을 고려하면 최근 한국 시장의 거래량은 실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역에 관계없이 거래소는 2:8의 원리가 매우 분명한데 한국 시장이 특히 두드러진다. 일 평균 거래량이 가장 많은 업비트는 2위인 빗썸의 약 4.8배, 빗썸, 코인원, 고팍스, 코빗 4개 거래소 합계의 약 3.6배다. 미국과 중국 시장의 상위 거래소 간에는 이 보다 격차가 적다. 예를 들어 미국 시장에서 일일 평균 거래량이 가장 많은 코인베이스는 2위인 크라켄(Kraken)의 약 2배, 크라켄은 3위인 바이낸스US의 약 2.2배다. 코인베이스의 총거래량은 다른 5개 거래소의 총합과 기본적으로 같다.

 

최근 한국 거래소 웹 사이트 방문자는 한국 시장의 호황을 확인시켜 준다. 웹 통계 사이트인 시밀러웹에 따르면 최근 국내 5개 거래소 웹 사이트의 평균 일일 방문량은 약 329만명으로 미국 거래소의 620만, 중국 거래소의 424 만명 보다는 낮다. 그러나 인구수를 고려하면 한국 전체 인구 중 최근 거래소 웹 사이트를 방문한 한국 사용자의 비율이 두 나라 보다 훨씬 높다. 이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화폐 거래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는 증거다. 그러나 한국 사용자들의 투자 열풍이 시장 트렌드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했으며, 한국 거래소의 BTC 잔고도 ​​전세계 대다수 주요 거래소의 트렌드와 일치하면서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크립토퀀트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거래소 제미니(Gemini)와 크라켄 만이 BTC 잔고가 각각 23%와 9%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거래소에서는 BTC 유출이 더 많았는데 유출 비율이 가장 높은 거래소 코인원으로 53.17%에 달했고, 중국 거래소 Gate.io와 국내거래소 빗썸의 유출율도 20%를 넘어섰다.

 

# 한국에서는 변동성 적을 때 '김치 프리미엄' 존재, 단기투자 성향 뚜렷
지난 2017년 강세장 당시 한국 거래소의 BTC 가격은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 보다 40%나 높았는데 이를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이번 강세장에서도 이같은 '김치 프리미엄'이 여전히 존재할까?

 

PAData는 두 개의 시구간에서 17개 거래소의 순간 거래 가격을 선택했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 거래소의 BTC 가격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미국이나 중국 거래소의 프리미엄과 다른 양태를 보였다.

 

3월 15일은 BTC 가격이 60,501달러(12:00pm)에서 55,546달러(18:00pm)로 8.19% 하락했다. 시장의 단기 하락 상황에서 다수의 한국 거래소에서 BTC 가격이 할인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 거래소의 BTC 가격 대비 빗썸, 업비트, 코인원, 고팍스, 코빗의 평균 할인율은 각각 1.38%, 0.08%, 1.78%, 1.22%, 0.99%에 달했다. 중국 거래소의 BTC 가격 대비 빗썸, 코인원, 고팍스, 코빗의 평균 할인율은 각각 약 0.78%, 1.19%, 0.63%, 0.34%였다. 현재의 BTC 가격 수준에 비춰보면 1%의 할인율은 약 580달러에 해당한다.

 

다음 날인 3월 16일에는 BTC의 변동성이 감소했다. 일중 최고가는 56,833.18달러, 일중 최저가는 53,555.03달러였다. 최고 진폭은 약 6.12%였으며, 하루 종일 약 55,000달러 부근에서 가격이 소폭 변동하며 시장 심리도 안정되었다. 이때 한국 거래소의 BTC 가격은 보편적으로 프리미엄 현상을 나타냈다. 미국 거래소의 BTC 가격 대비 빗썸, 업비트, 코인원, 고팍스, 코빗의 평균 프리미엄 비율은 각각 2.38%, 2.45%, 2.23%, 2.02%, 2.05%에 도달했다. 중국 거래소 대비 프리미엄 비율은 약 2.42%, 2.49%, 2.27%, 2.05%, 2.09%였다. 현재의 BTC 가격 수준에 따르면 2%의 프리미엄은 약 1,000 달러를 넘는다.

 

한국 시장에는 여전히 많은 지역적인 차익 거래의 공간이 존재하며, 이는 한국 투자자들이 상승장을 쫓고 하락장에서는 매도하는 단기 투자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 한국 시장에는 다양한 틈새 거래 자산도 있다
자산 거래의 관점에서 한국 시장은 두 가지 주요 지역적 특성을 보여준다.

우선, 한국 시장에서는 거래 자산의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일 평균 거래량 상위 10개 자산의 총 거래량은 분석일 기준 약 63.3%를 차지해 미국 시장(64.7%)과는 비슷하고 중국 시장(40.3%) 보다는 훨씬 높았다. 다만 코빗은 BTC, ETH, XRP, BCH, ETC 등 5개 종목만 리스팅하고 있어 자산 집중도가 100%였다. 코팍스와 코인원의 주요 자산 집중도 역시 높았는데 각각 73%와 65%였다. 파노니(PANOBY) 한국시장 담당자 "한국 투자자들이 주요 자산 거래에 더욱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둘째, BTC, ETH, XRP, BSV와 같은 주류 자산 외에도 한국 시장에서는 거래량 상위 10대 자산에 적잖은 기타 자산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NFT 관련 토큰의 거래 열기가 뜨겁다. 업비트에서 CHZ/KRW 거래쌍의 일 평균 거래량은 6.55%, ENJ/KRW도 1.89%를 차지했다. 빗썸에서 XNO/KRW 거래량은 10.08%, ENJ/KRW도 4.28%를 차지했다. 고팍스에서 ENJ/KRW 거래쌍의 거래량은 약 2.37%를 차지했다. 그러나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인기있는 MANA는 한국 거래소에서 인기있는 거래 자산이 아니다.

 

또한 결제와 대출과 같은 금융 애플리케이션 토큰과 물류, 인적자원 등 다른 분야의 애플리케이션 토큰도 한국 시장에서는 인기가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화폐 결제에 중점을 둔 애플리케이션 토큰 PCI는 현재 업비트 거래량의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용 대출 서비스에 중점을 둔 애플리케이션 토큰 CTC는 현재 고팍스 거래량에서 무려 24.65%를 차지한다. 교육 및 채용에 중점을 둔 인사서비스용 애플리케이션 토큰 MOV는 현재 코인원 거래량의 2.83%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류 서비스 용 애플리케이션 토큰인 DKA는 현재 업비트 거래량의 11.99%나 차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퍼블릭체인이나 디파이(DeFi) 토큰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한국 시장에서는 카카오 산하 퍼블릭체인 클레이(KLAY)만이 비교적 높은 거래량을 보이고 있는데 코인원 거래량의 24.32%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