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셔터스톡

2018년 11월 16일, 많은 사람들은 비트코인 캐시(-1.95%) 포크 당시 벌어진 해시파워 싸움을 기억하고 있다. 예기치 않게 불과 2년 만에 BCH가 다시 포크될 예정이다. 다음은 8btc가 보도한 전문.

 

11월 15일 BCH는 로드맵에 따라 반기마다 한 차례 진행하는 하드포크 업그레이드를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범한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커뮤니티의 의견 차이로 인한 하드포크다. 초점은 인프라 금융 플랜(Infrastructure Financing Plan)이라는 프로젝트에 있다. 힘이 한쪽으로 쏠려 있다.

 

#IFP 계획은 무엇인가?
IFP 계획은 일부 대규모 채굴자들이 발의한 것으로 비트코인ABC팀(이하 ABC)이 개발팀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계획이다. 이 계획의 목적은 개발팀이 직면한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이 계획은 BCH 커뮤니티에서 '채굴세'라고도 불린다.

 

ABC의 핵심 개발자 아마우리 세쳇(Amaury Séchet)은 해외 커뮤니티에서 BCH 개발자의 현 상황에 대해 수 차례 불만을 표시했다. 그의 불만을 간단히 요약하면 'BCH 개발자에게 돈이 없다'는 말로 요약된다.

 

BTC, ETH와 같은 주류 암호화폐와 달리 BCH 개발팀은 지금까지 자원봉사 성격의 개발 방식을 취해왔기 때문에 팀원의 개발을 지원할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이 없었다. 이 때문에 개발자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풀타임 개발자라면 안정적인 수입이 없다는 의미일 수 있고, 파트타임 개발자라면 개발에만 전념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개발팀은 상업적인 투자를 거부해왔다. BCH 팀의 개발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과거 수 차례 모금이 이뤄졌고 커뮤니티의 기부에 의존해 BCH팀의 개발 과정이 유지되어 왔지만, 비트코인의 연간 개발자금이 1,000만 달러에 달하고 이더리움의 연간 개발자금은 3천만 달러에 달하는 반면, BCH의 기부금은 1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BCH개발팀이 생각해낸 솔루션이 IFP 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6개월간의 BCH 블록 보상에서 일정한 비율(현재 이 비율은 약 8%로 예정)을 의무적으로 받아 BCH 소프트웨어와 공공 인프라 투자에 사용한다. 이 계획은 모든 BCH 채굴자가 개발자에게 강제 기부하도록 하는 체계다. 이 제안은 당연히 해외 커뮤니티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채굴자의 투항
사실 BCH 개발자금 분쟁은 작년부터 있어 왔다. 2019년 11월 비트코인캐시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게시글을 통해 BCH팀 개발자금 문제 해결과 BCH의 의사결정 능력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생방송에서 비트코인ABC 개발자와 ViaBTC 창립자 양하이포(Yang Haipo)는 투표위원회를 포함해 BCH 분쟁 해결을 위한 BCH 재단 설립 아이디어를 공동으로 논의한 바 있다.

 

올해 1월, 라이비트 채굴풀 장줘얼은 'BCH의 인프라 금융 플랜'이라는 글을 발표하고 5월 BCH 업그레이드시 한 가지 제안이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저버, 양하이포 등 거물들이 지지하는 이 제안은 향후 6개월 동안 BCH 블록 보상의 12.5%를 개발자에게 기부하는 방안이 담겼다. 장줘얼은 이 제안에 매우 확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는 실현되지 못했다.

 

대다수 채굴자와 커뮤니티는 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이더리움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 라이트코인 창립자 리치웨이 등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그 투명성과 탈중앙화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BCH 해시파워를 가진 거물들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IFP는 그들의 구상대로 진행되지 못했고 결국 11월 15일까지 연기됐다.

 

흥미로운 점은 반년이 지나면서 장줘얼도 더 이상 자신이 내놓은 제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번 하드포크에서 분리될 BCHN 진영인 비트코인캐쉬 노드 진영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대규모 채굴자의 지지를 얻어 BCHN 진영의 해시 파워는 BCHABC를 압도했다.

 

 
300개에 가까운 블록 중 80%를 넘는 241개 블록이 BCHN 노드를 사용하여 채굴하고 있고 ABC 진영에서 블록을 채굴하는 채굴자는 거의 없다. 극단적으로는 15일 하드포크가 끝나면 ABC 체인을 더 이상 사용하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

 

#BCHN 팀은?
BCHN 팀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BCH 개발팀의 구성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작년까지 BCH는 두 개의 개발팀인 비트코인ABC와 비트코인 언리미티드(이하 BU)가 있었는데 이 두 개발팀의 제품이 BCH 네트워크의 98%를 차지했다.

 

ABC는 BCH의 베테랑 개발팀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2017년 BTC에서 BCH의 포크를 지지했던 주력 개발팀이다. 핵심 개발자인 아마우리 세쳇의 권위는 막강한데, 트위터에서 'Deadalnix'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그는 작년 초 자신이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한 적도 있다.

 

IFP의 등장과 함께 올해 2월 새로운 팀인 비트코인캐시 노드(BCHN)가 탄생했는데, BCHN은 비트코인 언리미티드와 일렉트론 캐시(Electron Cash) 위주로 구성된 팀이다. 발기인은 초기 BCH 개발자인 프리트레이더(Freetrader)로, 2017년 BCH가 포크될 때 ABC의 멤버였다.

 

BCHN은 설립된지 얼마 안됐지만 지지률은 ABC보다 훨씬 높다. BCH의 레딧(Reddit) 토론 게시물에는 60%의 채굴자가 BCHN에 대한 지지를 선택했다는 글이 올라왔고 BCHN팀은 중국 채굴자들이 자신들을 지지했다는 점도 밝혔다. 이는 중국내 마이닝풀에서도 사실로 확인된다. BTC.com은 BCHN이 포크된 이후의 노드 솔루션으로 선택되었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코인베이스, BTC.TOP과 같은 마이닝풀도 연이어 BCHN 노드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굴자들은 거의 선택지를 정한 것 같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며칠 후의 하드포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하드포크가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2년 전의 하드포크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2018년 11월 17일 BCH가 BCHABC와 BSV로 나뉘던 날, BCH의 가격은 불과 몇 주 만에 505달러에서 100달러로 80% 하락했다. 이번 하드포크로 토큰 가격에 극심한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 오케이이엑스(OKEx), 후오비, 바이낸스 등 많은 거래소가 11월 11일부터 BCH 입금, 출금, 계약 거래를 중단한다는 공지를 발표했다.

 

페이팔 파이낸스(PayPal Finance)도 하드포크 이후 가격 추세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페이팔은 하드포크로 BCH 선물에는 일정한 프리미엄이 있을 수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으며 포크가 완료되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BCH 보유자는 유동성 측면에서 동일한 양의 새 토큰(1:1 비율)를 받게 되는데, 새 토큰의 등장은 선장후락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유동성이 좋아지고 거래량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되면 가격 변동으로 인해 거래 감소, BCH 선물 가격 붕괴나 BCH의 상장 폐지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블록비츠(lockBeats)는 투자자에게 다음과 같이 행동할 것으로 권고했다.
-BCH 포크를 지원하지 않는 거래소에 BCH를 넣어뒀다면 BCH를 노드 지갑으로 옮겨라
-토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포크 중에는 이체를 피하라
-신중히 투자하라. BCH 포크 전후의 가격 변동은 매우 극적일 수 있다

 

11월 6일, ABC팀은 포크 이후 BCHN과 BCHA의 두 체인을 지원할 것이라는 타협안을 발표했다. 이는 ABC가 BCHN 노드 사용자를 지원할 것임을 의미한다.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뭘까? 첫째는 주요 스폰서를 포함해 비트코인ABC 클라이언트의 신뢰성을 믿는 기업 모두가 BCHN 체인과 호환되는 소프트웨어 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ABC팀도 포크 이후 새로운 체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일정한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BCH의 지속적인 개발이 팀의 궁극적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셈이다.

 

단기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은 BCH 포크 이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BTC와 BCH는 동일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BTC 채굴자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과 채굴자들이 이익를 쫓아 움직이는 특성을 고려하면 BCH의 단기 해시파워가 부족해질 수 있다. 이후 많은 양의 해시파워가 BCH 네트워크에 들어오면 해시 파워가 다소 수렴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BCHN 진영이 'BCH'라는 토큰 명칭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래는 여전히   팀의 개발 능력에 달려 있다. BCHN 팀이 장기간 네트워크 개발을 유지할 수 없다면 강력한 개발능력을 가진 ABC팀이  시장과 채굴자의 관심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BCH 개발자에게 채굴자의 이익 일부를 의무적으로 기부한다고 해도 채굴자의 수익이 절대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BCH 커뮤니티 애호가 '철로 추적자'는, BCH 블록보상에서 개발자에게 8%를 지원하면 채굴자의 수입이 감소하므로 일부 BCH 채굴자는 해시파워를 SHA256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다른 토큰으로 전환할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다른 토큰의 난이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되면서 다른 토큰의 수익도 감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BCH는 해시파워 저하로 난이도 조정이 어렵기 때문에 BCH에 머물러 있던 채굴자들의 수익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즉, BCH의 '채굴세'로 인해 잃어버린 해시파워가 다른 프로토콜의 난이도를 자극하고, BCH 채굴자의 손실은 전체 SHA256 알고리즘에 의해 평준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것은 추측일 뿐이며 구체적으로 BCH가 어디로 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