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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71399

"10시간만에 100억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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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누구나 금융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탈중앙화'의 이념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달콤한 '이자농사'(Yield Farming)의 탐욕을 노린 누군가의 손짓 하나가, 탈중앙금융(DeFi)의 허점을 제대로 드러냈다.

 

지난 1일 늦은 밤 암호화폐 커뮤니티 '코린이 개나리반'에서 장종찬이라는 필명의 사용자가 "YFI(와이파이) 폭탄을 제대로 만들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1시간이면 디파이를 만들 수 있고, 이내 일단 출시시켜서 다음날 아침에 얼마가 모이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YFI는 디파이 프로토콜 와이언(yEarn)의 토큰이다. 최근 큰 이슈가 된 컴파운드의 토큰 COMP와 유사한 종류다. 컴파운드나 와이언, 커브(Curve), 신세틱스(Synthetix) 등 디파이 서비스의 구조는 세부사항에선 차이가 있지만, 이른바 '이자농사'라는 핵심에서는 같다. 탐욕의 이자농사가 시작된 것이다.

 

풍년에 성공했다. 출처=플리커

풍년에 성공했다. 출처=플리커

 

토큰을 맡기면 풍년이…'이자농사'

 

'이자농사'는 디파이 서비스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이자를 얻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맡기고 이자를 받아가는 식이다. 얼핏 보면 스테이킹 서비스와도 비슷하다.

 

단, 스테이킹은 지분증명(PoS) 알고리듬 기반의 암호화폐만 가능하지만, 이자농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을 DAI(메이커다오), COMP, YFI 등으로 변환해 맡기거나 빌려서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자농사는 거래를 할 때마다 거래소 토큰을 받는 트레이드마이닝(Trade-to-mine)에 가깝다.

 

'농사'라고 불리는 까닭은 디파이 서비스의 구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컴파운드의 COMP 토큰은 전체 발행량이 1000만개로 정해져 있다. COMP는 컴파운드에 암호화폐를 예치하거나 대출한 이들에게 유동성 공급에 따른 보상으로 매일 2880개씩 지급된다. 이렇게 발행된 COMP의 원래 목적은 컴파운드의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6월22일 COMP가 코인베이스에 상장돼 이자농사가 본격 등장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COMP의 코인베이스 상장가는 78.56달러였지만, 거래 가격은 한순간에 4배를 훌쩍 뛰어 336달러를 넘어섰다. 원래 설계대로 컴파운드에 암호화폐를 예치 혹은 대출한 대가로 COMP를 받은 이들은 가격 급등으로 부수입을 몇배씩 얻는 '풍년'에 성공했다. 풍년 소식에 이자농사를 노린 이들이 몰리면서 COMP 가격은 더 올랐다. 이렇게 모여든 투자자들에게 컴파운드 거버넌스 참여나 암호화폐 유동성은 더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COMP를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한 의미 없는 예치와 대출만 남았다.

 

COMP의 뒤를 이은 토큰이 YFI다. YFI도 COMP와 유사한 매커니즘으로 동작한다. 대신 총발행량은 훨씬 적은 3만개로 정해졌다. 수량은 적지만 그렇기에 이자농사 수요는 되레 폭증했다. 1YFI는 34달러에서 1700달러를 넘어섰다. 대출받은 암호화폐를 다시 예치하고 또다시 대출하는 방식으로 극한의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키며 한때 연이율 5000%를 넘어섰다. YFI는 COMP에 이어 또 하나의 성공적인 이자농사로 기록됐다. 그리고 YFI의 뒤를 이어 YFII, YFFI 등 누가 만들었는지도 알 수 없는 파생 토큰들이 이자농사를 노리고 속속 생겨났다.

 

풍년을 기원하며 돈을 모으자

 

앞서 YFI 같은 디파이를 만들겠다던 장종찬은 실제로 '아스카'(ASUKA)라는 디파이 서비스를 만들어 토큰을 발행했다. 그는 '아스카 파이낸스'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아스카 토큰은 전체 발행량 1만150개이며 첫주에 5150개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FI보다 더 적은 수량으로, 예치와 대출을 반복하면 이론상 YFI보다도 '풍성한 수확'을 노릴 수 있는 구조였다.

 

밸런서에 등록된 프라이빗 풀 목록. 현재 밸런서에는 1199개의 공유 풀과 75개의 프라이빗 풀이 등록돼 있다. 출처=밸런서 갈무리

 

밸런서에 등록된 프라이빗 풀 목록. 현재 밸런서에는 1199개의 공유 풀과 75개의 프라이빗 풀이 등록돼 있다. 출처=밸런서 갈무리

 

장종찬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용설명서를 보면, 아스카로 이자농사를 지으려면 메이커다오의 스테이블코인 DAI를 밸런서 풀에 예치해야 한다. 자동 마켓메이커(AMM)인 밸런서는 원래 자체 토큰 BAL을 통해 디파이 서비스를 구현하지만, 아스카는 BAL 대신 밸런서 프라이빗풀 토큰(BPT)이 발행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누구나 간단하게 디파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밸런서의 프라이빗풀(Private pool) 기능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행된 BPT는 아스카 파이낸스 풀에 예치하고, 아스카 토큰을 받을 수 있다. 결국 DAI를 맡기면 아스카가 생기는 구조인데, 몇차례 중간 단계를 설치해 복잡하게 만들어졌던 셈이다

 

COMP, YFI와 마찬가지로 풍년을 노리는 투기꾼들이 몰리면서, 아스카에는 출시 10시간 만에 835만달러(약 100억원)라는 거액이 예치됐다. 또다른 이자농사의 서막이었다.

 

가격 상승이 멈추면 흉년

 

성공적인 이자농사를 위해서는 가격 상승이 필수다. 전체 발행량 절반 이상을 첫주에 발행하겠다고 예고했으니, 두 번째 주부터 발행량은 줄어들 것이 확정된 상태였다. 홈쇼핑 채널에서 '매진' 사인을 보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렇지 않을까. 어떻게든 아스카를 얻어보자는 심리가 작동했다. 수요가 늘면서 아스카 가격도 올랐다.

 

아스카가 서비스를 개시한 지 10시간 만에 100억원 어치의 DAI가 몰렸고, 아스카 토큰의 가격은 개당 1600달러를 찍었다. 풍년일까? 오래 가지 않았다. 서비스 개시 이튿날인 3일 사이트가 폐쇄됐다. 아스카 가격은 100분의 1 이하인 개당 14달러로 폭락했다.

 

장종찬이 공개한 아스카 발행 계획 및 보상 차트.

장종찬이 공개한 아스카 발행 계획 및 보상 차트.

 

가격 상승이 멈추면, 투자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흉년'이 오는 것이다. 그럼 흉년이어서 아스카 투자자들이 쫄딱 망했을까? 그것도 아니었다. 단지 큰 수익을 향해 부풀었던 기대의 거품이 꺼졌을 뿐, 투자자 손실도 크지 않았다. 

 

아스카 서비스는 중단됐지만, 밸런서에 예치된 DAI는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었다. 일부러 아스카 토큰을 구입해서 보유한 경우가 아닌 이상, 아스카 토큰 때문에 발생한 손실은 제한적이었다.

 

 

부족한 건 2%였지만

비밀은 아스카의 밸런서 프라이빗풀의 구성이었다. 프라이빗풀에 예치하는 자금은 DAI 98%와 아스카 2%로 구성되게 설정돼있었다. 아스카 투자를 위해 100 DAI 어치를 스테이킹하면 그중 2 DAI는 아스카로 치환되는 식이다. 스테이킹으로 생성되는 BPT를 아스카 풀에 넣으면, 아스카 발행량 가운데 비율에 맞춰 아스카를 배분받게 된다.

 

'스테이블코인 98%+디파이코인 2%'로 짜여진 아스카 프라이빗풀의 구성은 YFI와 같은 구조다. 프로젝트가 완전히 사라져도 투자 손실의 영향을 받는 것은 2%의 아스카 토큰 뿐이다.

 

프로젝트 소멸로 아스카가 사라져도 DAI는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투자 손실은 최대 2%인 셈이다.

이자농사 풀의 설계는 이처럼 '스테이블코인+디파이코인'의 방식으로 구성되지만, 80+20, 50+50의 비율도 존재한다. 디파이코인의 가격이 상승하면 극한의 수익을 챙길 수 있지만, 가격이 떨어지면 디파이코인의 하락분 만큼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단지 아스카는 98+2 구조로 '안전판'이 꽤 탄탄한 편이었을 뿐이다.

 

아스카 사이트 폐쇄 뒤 '먹튀' 논란이 일었지만, 아스카 개발자인 장종찬은 8일 공지를 통해 "먹튀나 유사수신행위를 한 것이 아니며, 아스카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 그는 아스카 출시 전부터 "아스카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무가치 토큰"이라고 선을 긋는 등 수익을 약속한 적은 없어보인다. 장종찬은 또 사이트를 폐쇄한 이유에 대해, "FUD(두려움, 불확실성, 회의감)와 FOMO(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은 마음)로 인해 휴식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종찬은 서비스 초기 아스카 토큰 50개를 스스로 가져갔으므로, 고점에서 이를 팔았다면 약 9500만원의 이익을 얻었을 수 있다. 그는 운영 수수료와 유동성을 위한 물량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는다.

 

아스카 논란의 과정을 처음부터 지켜본 업계 관계자는 이자농사는 결국 투자자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잘라말했다. 그는 "현재 다양한 이자농사 프로젝트가 등장하고 있는데 현재는 '스테이블코인+디파이코인' 형태가 많다"면서 "하지만 여기에 단일 암호화폐가 아닌 복수의 암호화폐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다. 어느 하나의 단계라도 어긋나면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에 디파이코인 2개를 붙인 '스테이블코인+디파이코인+디파이코인'과 같은 형태의 이자농사 풀도 등장하고 있다. 설계자들이 복잡성을 잔뜩 강화시킨 이런 프로젝트는, 투자자들로서는 정확한 구조를 알기 힘들다. 마치 2008년 금융위기로 귀결됐던 각종 파생상품들과 다르지 않다. 당시 파생 상품들 속에는 부실 채권과 다른 대출이 섞이고 엮이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면서 명확한 출처를 알 수 없었다.

 

이같은 환경을 감안하면, 아스카 사건은 이자농사와 디파이 서비스의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주는 예고 성격이 강해보인다. 한정된 수량과 높은 기대 수익을 제시하며 이자농사 프로그램을 홍보하면, 100억원도 금세 이르는 '탐욕'이 모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먹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악용한다면 이자농사는 사기가 될 소지가 충분하다.

 

투자자들이 투자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투자'란 말은 허울일뿐 도박과 다를 게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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